스케치

머니머니 해도

愛야 2007. 11. 5. 09:10

 

 

주말에 친정 다녀온 월요일 아침, 몸이 천근이다.

날씨는 흐리고 혹 가을비라도 올지 모르겠다. 

 

엄마 빤스를 두 꾸러미, 20개 사다 드렸다.

할머니용 하얀 속옷은 이제 도매 시장에나 가야 산다.

사이즈는 100.

그래도 허리 고무줄이 조인다 하셨다.

 

토요일 밤 가자마자 꼴깍 자고

일요일 겨우 한나절 엄마 수발 들고 오는데 이리 고되다.

13년째 하고 계신 아부지께 명함도 못 내밀 피곤함이지만

나를 보고 밥 달라는 존재가 있어

집에 와서 바로 퍼지지 못했다.

 

돌아온 일요일 깊은 밤, 염색을 했다.

 염색약 바른 올백 머리 괴기스런 몰골로 테레비 앞에서 멍했다.

아들이 커피 우유 타 줘 했다. 

바람처럼 타 줬다.

 

"머니머니 해도 어머니가 최고지?"

아들의 눈이 순간 얼어붙었다.

"그럼 너는 머니머니 해도 할머니가 최고냐?"

"엄마, 설마 이거 개그가?"

"개그는 무신,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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