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헨리

愛야 2008. 10. 17. 11:18
 

 

 

 

 

 

 

  

 

 

어제 몇 년만에 제 털코트를 깨깟이 씻어주신 건 고마운데요.

누님, 오늘은 저도 한 번 대들랍니다.

 암만 가을이라지만 아침마다 제 앞에서 그리 드셔야 허냐고요.

지난 번 고구마야 포도야, 햐아 그때 제가 견디느라 을마나 고충이 많았는지 모르시쥬?  

고문 중에 식고문이 제일 더러티 한 거야요.

 

 

 

 

 

오늘 사과 몇 개쨉니까.

아까 허니가 남긴 사과도  슬쩍 하시고선 또 깎아 오셨네. 

 오죽 섭섭허믄 제가 입을 다 열겠습니까?

저, 오랑우탄이거든요.(아니, 고릴란가? 정체성 혼란 중임)

우리 종족이 사과, 버네너 요런 거에 목숨거는 거 아심시로 그러죠? 

밤은 또 은제 슬쩍 삶으셨디야? 

 

 

 

 

 

 

아님 차라리 돈을 주시든가요, 돈을!

뉘우스에 과일 풍년이라는데 저도 제 입맛대로 사먹어 볼랑게요. 

누님 곁을 지킨 25년 동안 제게 해 준 게 뭐냐고요. 

임금 25년치 솔찬을 틴디요. 

이젠 허니까지 제 털에 땟궁물을 묻히니, 츠암.

 

 

 

 

 

 

아니, 이 시키가 엇다대고 삿대질이야?

어쭈구리, 대그빡 치켜들고 어깨 힘주면 우짤건데?

눈까리 바로 안 뜨냐? 

 

 

 

 

 

야 헨리, 고도풍만한 네 얼굴을 쫌 봐라.

니 같으면 뭘 더 멕이고 싶겠냐?

어제밤에 또 라멘 끓여 묵고 잤제? 

 굶겨도 굶겨도 빠지지 않는 니 탓을 혀라, 임마야. 

 

 

 

 

 

 

 

손 들엇! 

동작 봐라, 빨리 얼릉 날래 속히 안 드나? 

확, 바자회에 전시시킬라 하다가  

세월을 생각해서 이쁜 누님이 참는 줄 알아!

그만 할 때까지 내리지 맛!

 

 

 

 

 

 

아후....내가 미쳤나벼.

한번 반항에 석달 열흘 요 자세.

누님 승질이 좀 더러버야지. 

집을 나가든지 해야지 못 살겠다.

 

창밖이 저리 밝은데 바라만 보고, 이 거이 사는 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