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기
바다물이 너무 차다
愛야
2010. 4. 15. 14:00
뉴스 화면에서 천안함이 수면으로 들어올려지고 있다. 할 말이 없다. 저렇게 거대한 배가 동강나서 물 위로 끌어올려지고 있다.
침몰하기까지 차라리 번개처럼 모든 게 끝나버렸다면 병사들의 고통이 덜했을까. 그 공포와 절망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죄스럽다. 모습을 나타낸 배가 수면과 분리되는 순간의 표면장력은 엄청난 무게로 작용한다. 진실을 드러내는 표면은 언제나 무겁다. 왜냐하면 인정하는 용기는 고통이 필요하니까. 드러나는 그것이 진정 진실이기를 빈다.
올해는 왜 이리 추운지, 물 속에 사랑하는 이를 묻은 지상의 사람들은 남은 생애 끝까지 추울 텐데, 여름마저 추울 텐데. 슬프다. 나는 고작 남은 자의 가슴이 더 걱정되나.
테이블 위를 청소하다 한 켠에 늘 밀쳐져 있던 양초를 본다. 크리스탈 꽂이에 향기가 은은한 저 오렌지빛 양초는 누군가가 선물로 주었었다. 여적지 심지 한번 사르지 않고 수 년째 서 있기만 했다. 나는 오늘 켜고 싶었다. 켠다. 너를 켜니 대낮도 밤이 된다. 타오른다. 연기 따라 마음은 흐르나 그저 침묵할 밖에.
젊은 그대들, 향기로운 불을 밝힌들 어찌 감히 위로가 되리. 다만 오래오래 기도하고 싶기에.
Amarantine(불멸의 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