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생각 없는 생각

愛야 2010. 5. 7. 03:30

 

 

지금은 자고 있거나 한숨 자고 일어날 시간이다.

컴퓨터 앞에서 놀다가 순직할 시간이 아니다.

젠장, <before the dawn>이란 말이다.

그러나 지금 자면 일어나기 더 힘들다는 것을 안다.

누군가가 자는 내 눈을 까뒤집고 모래를 뿌리는 것도 부족해 온몸을 모래밭 깊이 파묻어 버린다는 사실을 아침에 알게 될 것이다.

차라리 버티는 게 유리하다.

더구나 커피까지 방금 배불리 마셨다.

혹 지루하다면 지난번처럼 가만가만 김치전이나 5장쯤 부쳐 볼까.

한밤중 오줌 누러 일어난 이웃은 느끼매콤한 김치전의 향기를 꿈결처럼 맡을 것인데, 민폐인지.

 

 

코밑수염이 숭숭할지라도 어미에게는 영원히 어린이인 새끼라는 존재.

20년 만에 처음으로 내 곁에 어린이 없이 어린이날을 보냈다.

솔직히....  홀가분하고 좋았, 헙.

 

점점 왜에ㅡ? 하며 반문하는 일이 줄어든다.

알고 싶지 않거나, 알아도 몰라도 그만일 일이 는다는 뜻일까.

내가 친 담장이 점점 두꺼워져서 과거에는 그곳이 그대와 앉았던 꽃그늘이었다는 사실조차 잊는다.

썩 바람직하지는 않다.

소통의 행복 또한 오지라퍼들이 맛보는 삶의 보너스일 텐데.

 

 오른쪽 정강이가 시퍼렇다.

헬스장에 여러 기구가 존재하는 한 내 몸 어딘가도 멍이 계속될 것이다.

오른쪽 발등도 멍이다.

어제 버스에서 중심을 잃은 한 중년여인이 구두굽으로 내 발등을 망설임 없이 찍어주셨다.

거구였다.

나는 또 마침, 따뜻한 날씨에 멋부린답시고 맨발의 발등 훤한 구두였기에, 충격의 완충 없이 알뜰히 그 무게를 다 받았다.

당해보신 자 알리라, 그 눈물 찔끔 나오는 별똥표 원초적 아픔.

하지만 육신의 멍은 곧 가신다.

 

어느 분의 말처럼 본질에만 가치를 두면 모든 것이 거짓으로 보인다.

지나간 후 돌이켜 생각하니 그때의 나는 나와 다른 존재 같다. 

점철된 시점 속의 수많은 도플 갱어.

흐르지 않는 인생이란 없으므로 진실의 잣대는 언제나 현.재.형.으로 할 것.

 

내 사랑도 다 연기였고 내 고통도 다 허풍이었던 것 같다.

더구나 눈물 따위, 씩 훔치자마자 바람이 흔적을 걷어 갔었다.

ㅡ라고 단정 짓고 나면 마음이 편하련만.

 

   

饒舌. 새벽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