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벚나무

愛야 2012. 2. 26. 11:39

 

 

봄이 곧이라지만 잘 마른 볏짚같은 잔디와 나무들 어디에고 연두색은 요원하다.

유난히 가문 날씨 탓인가.

물기 한 점 없이 공원은 바스락거린다.

 

 

 

 

이상한 나무다.

메마른 나무가지는 자신의 모양새를 숨길 잎사귀 하나도 가지지 못했다.

그렇기로서니 끝은 왜 저리 구부러지나.

덩치로 보아 나이를 엄청 드신 나무이다.

늙어서 사람처럼 말초신경이 헝클어지나?

아니면 이제 벚나무로 그만 살고 수양버들로 거듭나고 싶은 게다.

아니면 낚시꾼이 되고 싶은 게다.

 

 

 

 

 

지난 봄이나 지지난 봄에도 같은 모양새였는지 모른다. 

지난 봄에도 나는 공원을 걸었고 지지난 봄에는 죽도록 걸었다.

내 눈에 뜨인 것이 지금이라는 것.

식상하게도 김 춘수 시인이 또 고상한 예언가가 되는 순간이다.

 

 

 

 

 

 

 

저 먼 가지 끝에 작은 기척들이 매달려 있다.

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