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달빛

愛야 2013. 4. 27. 13:16

 

 

 

 

 

 

한밤에 잠이 깨어 거실로 나오니, 거실 바닥이 아, 창 문양으로 길게 환했다. 달빛이 창을 자빠뜨려 눕혀두었구나.

 

일단 오줌부터 누고 베란다로 나갔다. 창을 열고 몸을 기울여, 잠에 취해 떠지지도 않는 눈으로 하늘을 보니 달무리 속에서 달이 빛났다. 둥글다. 보름달 같았지만 난시의 내 눈은 믿을 게 못된다. 추락사의 최후는 원치 않기에 창을 닫았다. 깜깜한 방으로 돌아와 핸드폰을 열어 찌그러진 눈으로 달력을 찾는다.

 

 

음력 17일. 보름이 아니어도 창을 열게 한 밤 2시의 흰 달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