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예전엔 안 그랬는데...

愛야 2013. 5. 21. 09:42

 

 

뒤척일 때마다 결심했다.

이 밤이 새면 병원으로 달려가리라.

 

오른쪽 어깨가 아파 엑스레이 수십 장을 요모조모 예쁘게 찍고 관절주사를 맞은 건 2년 전이었다.

그때 똑 부러진 이상이 없어 의사는 단지 관절 윤활액이 부족해진 탓으로 돌렸다.

나이 먹었다는 뜻이렸다.

의사는 어깨에다 일주일 간격으로 주사를 주었는데, 세 번 맞으라는 걸 나는 두 번 만에 치아뿌맀다.

왜냐면, 두 번 맞으면 어느 정도 부드럽고 나아져야 하는데 개코나, 기별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어깨는 언제나 뭉근하게 아팠다.

 

스스로 더 심해졌다고 자각한 지도 반년이 지났다.

어느 날부터 잠을 편히 잘 수 없어져서다.

누우면 눌려 더 아팠다.

밤새 돌아눕고 또 돌아눕고, 어깨 아래 베개를 이리저리 받치고 자세를 다시 가다듬어야 했다.

일어나 보면 내 주위로 베개 3개, 큰 것 작은 것 동그란 것, 사이좋게 널브러져 있다.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다.

깨지 않고 곯아떨어지게 자고 싶을 뿐이다.

 

앞 옆 위로는 잘 뻗어지고, 조금 우릴 뿐 통증이 거의 없다.

팔을 뒤로 돌릴 때, 특히 가려운 등을 긁으려 하는 자세일 때 악 소리가 나게 아프다.

즉 어느 특정한 자세를 취할 때 특히 더 아프다는 말은 그 부분을 관장하는 부위가 탈이 생겼다는 뜻일 게다.

나는 선무당이 되어 스스로를 진단한다.

 

날이 새자 몸을 일으켜 세운 나는 또 견딜 만해져서 병원 가는 대신 요따우 소리를 컴터에 아뢰고 있다.

예전엔 병에 겸손하게 승복하였는데 이제는 병명을 발굴하기 귀찮아 버틸 만큼 버틴다.

에잇, 선블럭 듬뿍 바르고 산책이나 가자.

오늘 밤이 되면 또 비명을 지르겠지만, 지금은 해가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