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말 아님

때로는 유행가

愛야 2013. 7. 31. 21:10

 


시내버스에 오르자 냉기가 순식간에 땀구멍을 오므려 준다.

승용차처럼 작은 공간에서의 에어컨은 곧 두통이 오는데 버스나 지하철은 그렇지 않아 고맙다.

내가 좋아하는 맨 앞자리에 몸을 털썩 부린다.

내 몸은 열기구처럼 부푼 것 같아.

여름 가기 전에 터지든지 하늘로 솟는 거 아냐?

바람도 없이 솥단지 같은 오후다.

 

오후의 버스 안은 한산하다.

기사가 틀어 둔 라디오에서 7080 시절의 히트 가요를 보내준다.

온 버스 안에 가요가 울려 퍼진다.

 

이 노래.

처음엔 낯설더니 들을수록 알겠는 기분이 살살 떠오른다.

가사는 모르지만 곡조는 뒤에 따라붙는 곡조까지 미리 알겠다.

그래그래, 이런 노래 있었지.

크큭, 클래식하단 말야, 저 비트와 전주 봐라, 아이구 코러스까지...!

자동 반응하려는 발을 진정시키며 운전기사를 보니 그의 입모습이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다.

젊은 기사가 이 곡을 안다면 요즘 배웠을 거라.

고작 그것을 이유로 기특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음, 제목은 보나 마나 반복되는 저 단어일 거야.

집에 가서 검색해 보면 다 나올걸.

그래서 검색해서 꼬불쳐 왔다.

 

눈 뜨면 오로지 덥고 두렵기만 한 하루, 가끔씩은 이런 노래, 앗싸라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