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꾸벅

愛야 2016. 12. 27. 11:09

 

 

연말, 남포동은 과연 남포동이었다.

사람에 떠밀리고 숨 막혀 멀미 날 뻔했다.

 

 


 

 

하지만 다리를 쉬러 들어간 커피집은 의외로 한산하였다. 

옛날에는 "커피는 커피집에서, 빵은 빵집에서"였다.

어느 순간부터 커피집에서 빵도 팔고, 빵집에서 커피도 팔았다.

커피집에서 파는 빵은 세련된 인테리어 덕에 쓸데없이 비싸 보였다. 

조각 케익 하나에 엄청난 값을 지불하노라면 울컥 억울해지곤 했다.

 

 

 



사람들은 엉덩이를 붙이지 못하고

죄다 거리에서 거리로 흘러다니는 모양이다.

우리도 곧 커피집을 나와

떡볶이, 어묵, 씨앗호떡집 앞의 긴 줄을 헤치고

자.갈.치.로 건너간다.

왜?

그냥 그게 암묵적 오랜 코스니까,

 

 

 

  

거기는 언제나 새우깡에 현혹되는 갈매기들이 있다.

자자, 나으 자태를 보여드릴게요.

보시다시피 옆 모습이 쥐기거든요.

소란한 끼룩거림이 여기가 바다임을 말해주었다.

 

 

 

  

앗, 정면 샷은 안돼요! 초라하다고요!

날개를 접고 차렷한 갈매기가 나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귀여워 렌즈 뒤에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너 사실은 갈매기 아니고 병아리지?

잘 되었네, 내년이 닭띠 해야.

미리 새해 인사하거라.

 

소란하였고, 지금도 소란한 한 해,

끈질기게 놀러 와 주신 다정한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새해 모두 건강하시길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