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기
다시 봄
愛야
2010. 3. 1. 08:01
나 이제 봄이 두렵지 않다. 아무렇지도 않구나. 저 산에 꽃이 피거나 벚꽃 낱낱이 흩어지더라도, 그저 봄일 뿐.
더이상 아픔이 아니라 지나가는 시절이구나.
그래, 그러면 되었다. 버스를 타고 가도, 가면서 창으로 강 건너 숲을 보아도 슬프지 않다.
나는 하룻밤 사이 심장이 튼튼해졌다. 한때는 꽃도 물도 바람도 칼날 되어 앙상한 가슴뼈 쓸어내렸지.
그래, 그러면 되었나? 도무지 모르겠다. 너와 나의 인생 또한 흐르고 흘러 어느 산기슭 당도하려나,
아침 안개 산허리 휘감을 때 비로소 술 깨어난 붉은 눈동자로 마주보고 씨익, 긴긴 세월 한 웃음으로 건너뛰려나.
다만 나 이제 봄이 두렵지 않다. 어디쯤에서 그만 봄을 놓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