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기
안도
愛야
2011. 10. 3. 10:54
#1.
그 길은 끝날 것 같지 않았다. 한여름 한낮의 햇빛은 도시에서 벗어날수록 거침없었다. 차들은 무서운 속력으로 나를 스치고 달렸다.
길가의 좁은 길을 되짚어 걸어가는 중이었다. 인도도 아니었다. 찻길 가장자리 옹색한 여분의 공간을 걷는 중이었다.
지쳐서 탈진한 내 몸은 더 내놓을 수분이 없어 보였다. 버스 속 승객들은 국도 변을 홀로 걸어가고 있는 작은 여자가 의아했을까.
넋이 나가 있다는 것을 알아보았을까. 정말이지 그 길은 끝날 것 같지 않았다. 7번 국도의 어느 한 뼘.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숨어 있을 것이다. 그 길을 수년만에 다시 간다. 나는 그동안 체중이 6키로 늘어났다.
모든 떠오르는 것들을 무게로 누를 수 있다. 지금은 평온한 들판일 뿐이라고, 그러니 대추가 익고 바다는 순하더라고, 베인 자국이 아직도
선명하다면 그것이야말로 미치는 일 아니겠냐고, 무거워진 나는 고개를 주억거린다.
#2.
또 손톱이 자랐다. 얼라처럼 쪼잔한 내 손톱. 무럭무럭 빨리 자란다. 벨로 잘 뭉는 것도 없는데..... 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