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기
벌써 그립다
愛야
2013. 1. 17. 11:43
아침마다 국을 끓이고 따뜻한 밥을 푸는 사이 겨울이 지나가고 있다.
외투를 여미며 종종걸음쳐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오후 2시, 그 사이로 나의 겨울이 지나가고 있다.
우울과 회의를 거듭하는 사이 겨울이 하루하루 천천히 지나가고 있다.
그래 좋다.
지나가면 지나가는 대로 겨울이 가혹한 누군가에게는 희망이리라.
쪽방촌 노인들의 절박하고 고단한 겨울나기를 보며 나는 감히 겨울을 사랑한다는 말을 입 밖으로 내지 못하겠다.
들키지 말지어다.
머잖아 따뜻한 날이 줄지어 오면 겨울이 끝나고 말았음을 인정하는, 그것도 좋겠다.
다만 이상하다.
아직 겨울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그리운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