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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기

창밖은 아직 어둡네

by 愛야 2010. 1. 20.

 

#1.

떠났던 곳으로 되돌아온다.

제자리걸음이다.

다행히 시작보다 조금은 눈시울이 튼튼해졌다.

그래, 소용없는 일이지만 소용없는 것이 원래 더 간절한 법이다.

효용성으로만 저울질되지 않는 일이 사실은 더 진실할 수 있으므로.

 

내 살만 깎아먹는 소모적 기억인 줄 안다.

하지만 그 기억이 사라질까 봐, 텅 비어 허무하기보다는 아파도 들여다 볼 상처가 차라리 위안이려나.

울면서도 약을 바르거나 주사바늘 들어가는 장면을 끝까지 지켜보던 어린 시절처럼.

안 볼 걸, 조금만 보다 고개 돌릴 걸 그랬다.

 

#2.

다시 잠을 잘 자지 못한다.

자든 말든 가차없는 하루치 일상은 아침마다 입 딱 벌리고 오고 왔다.

피곤이 비겁하게도 몸뚱이 가장 얕은 곳 어디쯤에서 존재를 알린다.

해서 눈의 실핏줄이 터졌다.

양쪽 다.

검은 눈동자 이외 흰자위는 온통 빨간색이다.

.....끔찍하다....

이렇게 견딘다.

견디기 싫다.

 

#3.

계절이 바뀌면 또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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