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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5

모든 것은 자기 앞에서부터. #1 흐리고 하늘이 낮다. 이런 을씨년스러운 날씨에는 눈이 제격이련만, 절대 눈이 내릴 리 없는 이 도시. 틀어 둔 T.V.에는 어제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코로나19와 역겨운 정치싸움이 가득하다. 날씨도 이리 꿀꿀한데 고만들 쫌 해! 속으로 버럭 소리를 지른 후 나는 뉴스를 떠나 오랜만에 넷플릭스로 들어간다. 그사이 새로운 컨텐츠가 제법 올라와 있다. 오오, 2020産 "자기 앞의 生". 더구나 소피아 로렌이 출연한다니 놀라웠다. 아마도 내 무의식에는 그 옛날 여배우가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한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마담 로사 역의 소피아 로렌을 보고 싶었다. 감독이 소피아 로렌의 아들이라지만 그렇다해도 출연 결심은 참으로 대단한 용기가 아닌가. 86세의 대배우, 주름지고 늘어진 피부, 여전히 긴 머리, .. 2020. 12. 11.
Manchester by the Sea 감독 케네스 로너건 출연 캐시 애플렉, 미셀 윌리엄스, 카일 챈들러, 루카스 헤지스장르 드라마 (미국, 2016) #1 그동안 영화를 아니 본 건 아닌데 뭘 보았는지 남은 게 없었다. 영화관을 나오는 순간 마음에 아무 흔적이 없었다는 게 옳으려나.그만큼 뻔한 감상이었다는 말이다. 영화소개를 볼 때 위 포스터처럼, 아름답고 감동, 인간적, 잔잔한, 감싸안는, 등이 들어가면 이미 마음은 시들꼬들하다. 영화보다 더 저질스럽고, 박진감 넘치고, 도무지 이해 안 되고, 뒤통수 치는 일이 뉴스만 틀면 나온 지 오래니까. 온갖 꼴들을 봐 와서 이젠 어지간한 영화에는 흔들리지 않는 맷집이 생겼다. 무딤의 굳은살, 슬픈 세상이다. #2 맨체스터 바이 더 씨 (Manchester by the Sea). 드라마를 전개하는 .. 2017. 3. 3.
디판 (Dheepan) 제목: 디판(Dheepan)/ 드라마, 프랑스. 2015 칸느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2015 부산 국제영화제 초청작. 감독: 자크 오디아르 출연: 제수타산 안토니타산, 칼리스와리 스리니바산, 클로딘 비나시탐비 (아역) #1 스리랑카 내전 중 가족을 다 잃은 한 남자가 프랑스로 위장망명하고자 한다. '디판'.. 2015. 10. 27.
공리, 기억 속의 그대 ㅡ테이블 위에 던져둔 그림 속에서 그녀가 묻는다. <5일의 마중> 출연: 공리 (아내 펑위안 役) 진도명 (남편 루옌스 役) 장혜문 (딸 단단 役) 감독: 장예모 연도: 2014년 원제 : 歸來(Coming Home) 오랜만에 중국 영화를 보러 갔다. 사실 중국 영화는 썩 좋아하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중국영화.. 2014. 11. 2.
야누스의 달 출연 : 비고 모텐슨(체스터) / 커스틴 던스트(콜레트) / 오스카 아이삭(라이달) 장르: 스릴러ㅡ라고는 되어 있는데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구나 생각됨. 나는 그저 로드무비 같은디.... 제목이 멋지다. 꼭 겨울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관객을 강타할 파워가 영화 속에 있어 보이지 않은가. 더구.. 2014. 9. 18.
필로미나 국적 : 영국, 미국, 프랑스 러닝타임 : 98분 감독 : 스티븐 프리어스 출연 : 주디 덴치(필로미나), 스티브 쿠건(마틴 식스미스), 시몬 라비브(케이트 식스미스) 어느날 필로미나는 딸에게 담담히 말했다. 오늘은 그 애의 50세 생일이란다. 그애가 누구인데요? 내 아들. 50년 전 필로미나는 10대 미혼모로서 수녀원 미혼모 시설에서 아들을 낳았고, 수녀원에서 죽어라 일을 한다. 그곳에는 많은 갈 곳 없는 미혼모들이 노동력을 제공하며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수녀원 측은 아이가 서너 살때 필로미나의 동의나 허락도, 마지막 인사도 없이 아들을 입양보냈다. 소식을 듣고 문으로 달려가 매달린 창살 너머, 아들은 막 누군가의 차를 타고 떠나는 중이었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어린 엄마의 실성한 듯한 절규 따위는.. 2014. 5. 18.
송년 영화 (2011년)의 감독 아쉬가르 파르하디(이란 출신) 작품이다. 가 좋았기에 나는 그의 새 영화를 보기로 했다. 원제목은 (과거)인데, 한국에서 붙인 는 감상적이며 어딘가 낯익었다. 잔혹 영화제목과 비슷해서 싫었다면 내가 너무 유치한가? 어찌 보면, 한 해를 보내는 영화제목으로 걸맞다. 시간, 사랑, 젊음, 심지어 나의 믿음조차 머무는 게 어디 있는가. 러닝타임 무려 130분. 나는 전혀 지루하지 않았을뿐더러 몰입하기 충분하였다. 일상을 질기게 붙드는 영화였기 때문에 스피디하고 거친 영화에 길든 사람이라면 지루할 법도 하였다. 실제 4명의 관객 중 도중에 한 아저씨가 일어서 나갔다. 그는 손해 보았다, 후반이 더 좋았거든. 자살을 시도한 한 여자가 식물인간이 되었다. 주인공은 그 여자가 아니다. 여자를 자.. 2013. 12. 28.
겨울이 올까. (영화와 상관 없는 제목임) 설렘은 딱 영화를 보기 전까지다. 한 평 남짓한 매표소 겸, 홍보실 겸, 스낵바 겸, 대기실에 앉아 앞 영화가 끝나기를 기다린다. 수십 번도 더 본 정물들을 찍고, 바뀐 포스터를 또 찍으며 논다. 꾸룩꾸룩, 스낵코너의 원두커피가 다 내려진 것 같다. 기다리던 사람 중 세 명이 천 원씩을 내.. 2013. 8. 14.
포기할 수 없는 것들 <빅 픽쳐>를 보았다. 다다음날은 <브로큰>을 보려고 했으나 전날 끝났단다. 그래? 그럼 그만이지. 이제는 아무것도 애통하지 않다. 밥도 일도 숨도 포기하고 싶지만 잘 만든 영화, 그 몰입의 기대는 포기할 수 없다. 그대와의 한 잔의 알코홀도. 2013. 8.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