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친정 엄마 생신 때 만난 언니는 나를 보자마자 쇼핑백을 열었다.
"막내야, 이런 립스틱 잘 발랐제? 너 줄려고 챙겨 왔다."
"뭔데?"
"레드하고 핫핑크다."
"허걱...."
"나는 안 어울려서 평생 몬 바르는 색이자너."
"...... 색상 한번 너무 학실하다야."
"싫으모 치아고."
"아이다, 내가 집에 가서 바르꾸마."
흥, 사은품으로 얻은 색조 화장품이렸다.
평생 바르지도 않는 색상의 립스틱을 돈 주고 살 리는 없으니.
하지만 성의가 괘씸하니까 흔쾌히 받았었다.
오늘 화장대 서랍을 정리하다가 박스에 든 채 아직 그대로라는 것을 발견했다.
열어 본다.
사진이라 저렇지 실제로는 더 무셔븐 핑크와 레드다.
뉘리끼리 얼룩송아지 같은 내 얼굴로는 감히 칠해 보지 못하겠다.
동동 떠다니는 엽기입술.
언냐!!!!
인자는 나도 안 어울린다고!!
서열상 영원한 막내일 뿐이지 핫한 립스틱 깨끗하게 어울릴 연식이 아니잖어.
저런 색은 더이상 챙겨주지 마.
언니 주변에서 해결해도 절대 안 서운해.
내가 희끄무레한 색으로 살 테니 다음에는 돈으로 줘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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