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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그림의 떡

by 愛야 2013. 11. 15.

 

 

 

 

 

 

 

10월 친정 엄마 생신 때 만난 언니는 나를 보자마자 쇼핑백을 열었다.

"막내야, 이런 립스틱 잘 발랐제? 너 줄려고 챙겨 왔다."

"뭔데?"

"레드하고 핫핑크다."

"허걱...."

"나는 안 어울려서 평생 몬 바르는 색이자너."

"...... 색상 한번 너무 학실하다야."

"싫으모 치아고."

"아이다, 내가 집에 가서 바르꾸마."

흥, 사은품으로 얻은 색조 화장품이렸다.

평생 바르지도 않는 색상의 립스틱을 돈 주고 살 리는 없으니.

하지만 성의가 괘씸하니까 흔쾌히 받았었다.

 

오늘 화장대 서랍을 정리하다가 박스에 든 채 아직 그대로라는 것을 발견했다.

열어 본다.

사진이라 저렇지 실제로는 더 무셔븐 핑크와 레드다.

뉘리끼리 얼룩송아지 같은 내 얼굴로는 감히 칠해 보지 못하겠다.

동동 떠다니는 엽기입술.

 

언냐!!!!

인자는 나도 안 어울린다고!!

서열상 영원한 막내일 뿐이지 핫한 립스틱 깨끗하게 어울릴 연식이 아니잖어.

저런 색은 더이상 챙겨주지 마.

언니 주변에서 해결해도 절대 안 서운해.

내가 희끄무레한 색으로 살 테니 다음에는 돈으로 줘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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