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나 덥다.
땀은 무제한 방출되고, 더위를 특히 못 견디는 나는 24시 기진맥진이다. (자면서도 막 피곤함)
익어야 할 곡식과 과일만 아니라면 진심으로 여름을 실종시키고 싶다.
그리운 겨울이여, 나는 그대를 깊이깊이 사랑한단다.
오리들도 살아보겠다고 단체로 나무 그늘에 모여 있다.
잔디밭에 온통 흰 털을 뽑아 흩어놓고 말이다.
내가 찰칵하자, 귀 밝은 한 녀석이 벌떡 일어나 나를 째려본다.
머, 어쩌려고, 사진값은 안 줘도 돼 얌마, 공짜야!
야야, 지가 싼 똥은 지가 재깍 치워야 한다고 안 배웠냐!
이 더위에 냄새나잖아.
오리와 시비하는 나, 미쳤나 봐.
불과 얼마 전까지 이랬던 샤스타 데이지는
고마 이렇게 되어
산발한 머리처럼 심란하게 마르는 중이다.
하지만 여름이어서 어여쁜 초록초록.
어느 꼬마가 솔방울을 모아두고 놀러 갔는지, 전리품만 벤치에 놓여있다.
저것을 보니, 가을이 안 오고 배기겠냐 싶다.
세월이야말로 직진인생 아닌가.
젊은이들이 셀프웨딩인지 혹은 광고 찍는지 카메라 장비와 의상을 들고 웃으며 간다.
아, 땡볕인데.....
하지만 그들은 청춘이잖아, 여름 한낮이라고 다 숨죽이진 않는다.
빛나는 시절에는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많다.
아까 T.V에서 "오늘 먹을 치킨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명언을 들었다.
모든 것을 치킨으로 승화시키는 우리의 능력.
무더위 산책을 마쳤으니, '치'는 없어도 '맥' 하나 퐁 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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