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다 갔다. 영원히 다시 못 올 올해의 3월. 거리에는 꽃들이 피었었다. 오오, 미련없이 화들짝 만개해 버린 벚꽃을 보라. 연분홍 얇은 꽃잎은 오늘 이 비를 못 견디리라. 분분 떨어질 너가 아깝다. 나는 꽃구경을 미처 떠나지도 못했다. 햇살 아래 구름같은 눈부심이 그립구나. 그럼 나는 눈을 찡그리며 나무 아래 서서 꽃가지 사이로 하늘을 볼 텐데.
숨은 듯 피고 있는 동백이 아름답다. 희어서 기품있다. 처연하게 떨어지는 붉은 동백이 너에 비해 갑자기 천박하다. 겨울에도 동백은 피었고 봄에도 동백은 피고 지는구나. 겨울꽃인지 봄꽃인지 알 필요가 없다. 나는 언제나 겨울이었다. 가슴 속을 달리는 쓰라린 겨울 칼바람도 너를 보곤 잠시 순해진다. 네 꽃잎 깊숙히 등불을 품었느냐, 어찌 그리 환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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