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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기

그해 겨울은 무지 따뜻했네

by 愛야 2007. 2. 6.

 

눈 한 번 푸짐히 오지 않는 야속한 겨울은 해마다 겪지만

올해는 유난히 따뜻한 날이 많았어요.

겨울이 온 건지 덜 온 건지 가늠도 안 되더라구요.

 

급기야 그저께 입춘이 도래했다네요.

2월로 접어드니 드디어 시절이 되었다는 거지요.

봄은 달력으로부터 다가와 턱을 괴고 있어요.

 

2월은 항상 어정쩡합니다.

분명 새해이긴 한데 그렇다고 새로운 시작은 아닌 것 같거든요.

묵은 해와 새해에 걸쳐져 있는 겨울 탓이 분명합니다.

 

인생은 봄부터 시작합니다.

새학기가 시작되면 한 칫수 자란 아이들은 다시 가방을 메고 학교로 가지요.

엄마들은 긴긴 방학의 감옥에서 벗어나 휴우 한숨 쉴 테구요.

 

이젠 아이의 눈높이를 넘어선 책과 교과서를 묶어 내놓으며 일 년을 정리하는 동시에

호기심과 기대로 눈과 머리가 반짝반짝 돌아갑니다.

새 학년, 새 담임, 새 학교, 새 친구, 새 결심....

새해는 마치 3월부터 시작되는 듯합니다.

 

봄! 하면 얼마 안 가 여름! 하겠지요.

시간은 어쩜 이리 부지런히 돌아가는지 모릅니다.

어제 우리집엔 성급한 모기까지 다녀갔습니다.

겨울이 끝나면 언제나 아쉬워 서운합니다.

눈다운 눈 한번도 안 왔는데, 추워야 붕어빵이 맛있는데, 하면서 말입니다.

 

 

 

 

 

 

 

채 썩지 않은 낙엽 곁에서 푸른 싹이 돋습니다.

어린 것은 무엇이든 어여쁩니다.

겨울 붙잡고 싶은 마음 포기할랍니다.

빨리 봄꽃이 피고 귓전에 달콤한 바람이 스쳐가는 행복을 택할랍니다.

 

 

  

 

앗, 저 아짐은 새싹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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