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아들이 학교에서 이쁘게 문자를 보냈다.
옴마, 안경 코받침 뿌사졌다..
아이구, 그냥 옆에 있었으면 파박 쥐어박았을 테다.
저녁 먹고 쉬는 시간에 농구하다가 안경 한 쪽 코받침이 떨어졌단다.
밥 먹고 많이 까불면 배 쉬이 꺼지니까 엥간히 촐싹대라고 그리 일렀는데....
토요일 안경원에 가서 코받침을 보여주며 수선의 길이 없느냐고 했지만 떨어진 위치상 안된단다.
그럼 렌즈는 새로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말짱하니 안경테만 갈면 되겠다 싶었지만 렌즈 사이즈와 맞는 테가 없었다.
결국 한 쪽 코받침 때문에 안경을 통째 새로 맞추었다.
안경테를 골랐다.
아들이, 자꾸 코받침 부러지고 찌그러지니까 차라리 요새 유행하는 뿔테를 할까요 한다.
난 코받침 없는 뿔테 끼면 두통이 오던데 글쎄다 했다.
녀석은 여태 한 번도 뿔테를 하지 않고 어릴 때부터 계속 금속테를 했었다.
니도 트랜드에 몸을 맡기고 싶나? 그럼 하고 싶은 대로 혀라, 야, 빨간 뿔테는 어떠냐? 보라색은?
했더니 그냥 참하게 검정 뿔테로 한단다.
시험공부나 신경 써라 짜슥아
뿔테안경 쓰고 무늬라도 학구적인 척 좀 해봐봐봐.
저녁에 주문한 안경을 찾아와 뿔테기념으로 셀카 사진을 찍는단다.
허 참, 제법 눈초리에 감정까지 실어 찍었다.
요즘 지 얼굴 찍기 놀이를 즐겨하는 녀석이다.
디카 사진을 컴퓨터에 옮기려다 종종 깜짝 놀래곤 했다.
언제 찍었는지 느닷없는 녀석 얼굴이 화면에 떡 나타나기 때문에.
화장대 서랍 정리를 하자니, 히히 아들보다 몇 배 많은 내 앵경이 잔뜩이다.
20년 묵은 선글래스부터 요즘 사용하는 것까지..

이건 완전 올드 보이 스탈이여. 시내에서 만만하게 잘 끼는 것인데, 이름이 뭐라등가.
최민식이보다 내가 먼저랑께요.

20년 전 거금을 주고 산 이브생**
세상을 모르고 간이 배 밖으로 션하게 나와있던 시절이었응께...

요건 약간 고글형이라 눈이 어려 머리띠로 만족하는 억울한 것.

몇 년전까진 잘 썼는데 요즘은 쪼까 연식과 안 어울리는 거 같아 ㅠㅠ

요것도 20여 년짜리 오토바이 선글래스. 다시 유행이던데.

명품 카피래나 뭐래나. 야외 나갈 때 무난한 짙은 정도.

작년 여름까지 만만하게 잘 쓴 저가 선글래스.
자외선 차단처리만 잘 된 것이면 선글래스는 그때그때 유행에 맞게 적당한 가격대에서 고르면 되지요. 나중에 가짜 명품으로 뉴스 타면 억울하니까 너무 명품 브랜드에 목매지 말구요. 그나저나 저거 척 끼고 나갈 곳이 없네유. 빨래 널러 베란다 나감시로 껴도 누가 머라할 사람은 없지만 좀 거시기하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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