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를 맞아 k가 교감으로 승진한다. 너무 기쁘고 대견하다. 긴 세월 한 자리를 성실히 노력하며 지켜온 보답이다. 교장까지 해묵고 정년을 맞이하길 중간에 때려친 두 친구가(나와 다른 한 여자) 빈다.
이번 달 만나 한턱 내라고 깝데기를 홀라당 벗겨 볼까 했는데 최근 내가 손가락이며 위장이 신통찮아 음주가무는 안되겠다. K 역시 요 몇 년 사이 인간이 많이 변했기 때문에 만나 술 마시는 재미가 없어졌다. K는 성모님 품에 앵기면서 과거를 깨깟이 청산하고 신실한 중년을 가꾸고 있는데 사는 재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2.
아들은 오늘 2학년 종업식을 한다. 그리고 3학년 반 배정을 받아올 것이다. 학창시절 마지막 학년 학반.
#3.
하늘은 뿌옇고 기온은 따뜻하다. 봄이 오긴 왔는지 코트가 무겁다. 유난히 올 겨울 내내 코트와 부츠를 못 벗고 지냈다. 남 부럽지 않은 지방층에도 불구하고 추위를 많이 탔다. 코트 벗을 생각하니 갑자기 입을 옷이 없다.
#4.
밥...묵으까 마까. 구찮다. 나처럼 밥 묵기가 구찮고 성가신 사람 있을까. 그나마 맨날 밥 달라는 아들이 곁에 없었더라면 아사하기 딱이다. 아들은 나으 생명의 은인이다, 받들어 모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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