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케치

2월 벌써 중순.

by 愛야 2011. 2. 9.

 

# 아침.

비 온다.

안개비다.

봄 같다.

 

# 점심.

병원 대기실 옆자리 할매 끙 몸을 일으킨다.

벗은 점퍼, 가방, 우산을 한팔에 모두어 거머쥐었다.

두어 발자국 가더니 되돌아온다.

자기 앉았던 자리 두리번거리며 뭘 찾는다.

빠뜨린 아무 것도 없건만 아쉬운 표정이다.

돌아서며 문득 중얼거린다.

내 우산을 어디 두었노....

내가 시큰둥하게 가르켜 준다.

거기 들고 계시네요.

하이고, 내 정신, 하하.

전화 통화하면서 교통카드 찍기 위해 전화 찾던 나보다 낫다.

 

#

하루 종일 우왕좌왕하였다.

효율적이지 못한 동선은 시간만 축내었다.

그 와중에 세 끼니를 다 먹었다.

드문 일이다.

먹고 살기 위해 나다니면서 정작 먹는 일에 가장 등한하다는 아이러니.

<먹고사는 일>과 <먹는 일>는 엄연히 다르니까.

둘 다, 해도해도 끝없는 숙제다.

 

# 다시 아침.

노란색, 아주 노오란색 꽃 한다발 사고 싶어라.

 

 

 

 

 

 

 

 

 



'스케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련 피네  (0) 2011.03.18
동백은 동백  (0) 2011.02.21
인생은 평준화의 길  (0) 2011.01.11
겨울밤  (0) 2010.12.08
난간에 걸린 시  (0) 2010.12.0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