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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by 愛야 2011. 11. 8.

  

 



 

# 숲.

비 젖어 평상 가득 떨어져 누웠다.

한때 그늘로 칭송받던 평상 위 등나무잎 말이다.

사람들은 그 아래에서 봄과 여름을 지났겠다, 술과 음식을 즐겼겠다, 얼굴은 붉었겠다.

 

기어코 마르고 말라 불에 타오르고야 말 터.

봄과 여름도 함께 태워 버릴 것.

 


 

 

 

 

 

초록 잎 눈을 끈다.

비에 젖은 검은 나무 덕분인가.

산에는 온통 따뜻한 색들.

따뜻한 것들은 들뜬다.

우와 감탄도 식상할 때 연두, 눈에 든다. 산은 역시 푸르러야 깊다.

깊어야 침묵한다.

 

 

 

# 비

사나운 꿈을 꾸었다.

온몸이 저기압과 비를 예고하느라 편히 못 잔 탓이었다.

아니면 헝클어진 실타래 같은 마음 탓이던가.

 

어제 아들은 감기 걸린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다른 먹는 약 때문에 감기약을 못 먹고 그냥 견딘다고 했다.

그래, 감기쯤은 견뎌라...

 

금요일 아들과 병원에서 만나기로 했다.

아이는 강원도에서, 나는 남쪽에서 달려가 제 3의 장소에서 상봉한 지 벌써 몇 번째.

나는 꼭두새벽에 또 집을 나서야 한다.

 

오늘은 비가 와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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