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
비 젖어 평상 가득 떨어져 누웠다.
한때 그늘로 칭송받던 평상 위 등나무잎 말이다.
사람들은 그 아래에서 봄과 여름을 지났겠다, 술과 음식을 즐겼겠다, 얼굴은 붉었겠다.
기어코 마르고 말라 불에 타오르고야 말 터.
봄과 여름도 함께 태워 버릴 것.
초록 잎 눈을 끈다.
비에 젖은 검은 나무 덕분인가.
산에는 온통 따뜻한 색들.
따뜻한 것들은 들뜬다.
우와 감탄도 식상할 때 연두, 눈에 든다. 산은 역시 푸르러야 깊다.
깊어야 침묵한다.
# 비
사나운 꿈을 꾸었다.
온몸이 저기압과 비를 예고하느라 편히 못 잔 탓이었다.
아니면 헝클어진 실타래 같은 마음 탓이던가.
어제 아들은 감기 걸린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다른 먹는 약 때문에 감기약을 못 먹고 그냥 견딘다고 했다.
그래, 감기쯤은 견뎌라...
금요일 아들과 병원에서 만나기로 했다.
아이는 강원도에서, 나는 남쪽에서 달려가 제 3의 장소에서 상봉한 지 벌써 몇 번째.
나는 꼭두새벽에 또 집을 나서야 한다.
오늘은 비가 와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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