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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기

그들의 노래

by 愛야 2012. 4. 28.

 

 

 

 

그래, 목소리도 늙지.

오랜만에 만난 정태춘의 노래는 성대의 노화를 고백하고 있다.

낮고 껄끄럽기만 한 그의 목소리에는 지난날의 열정이 없다.

종착역에 당도한 이의 쓸쓸한 회고록일 뿐이다.

기대한 내가 잘못인가.

더이상 그의 노래를 "읊조리는 詩"라고 부르진 못하겠다.

그는 다만 늙은 詩人 같은 가수가 되었다. 

 

이상하게도 은옥의 목소리는 여전히 낭랑하다.

맑고 곱다.

그녀가 처음 기타를 치며 노래를 시작했을 때, 나는 누군가의 흉내라 느꼈다.

목에서만 나오는 그녀의 간지러운 음색이 나의 마음에 차지 않았던 게지.

30년도 더 지나 여전히 목에서 나는 노래이긴 하나

정태춘과 평생 같은 길 걷는 그녀의 영혼, 정녕 남편보다 더 詩人이 아닌가.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

나는 늘 그 버스를 탄다.

돌아오고 싶지 않은 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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