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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詩

이 생진 바다를 본다

by 愛야 2012. 8. 14.

바다를 본다

                              

                이생진

 

성산포에서는

교장도 바다를 보고

지서장도 바다를 본다

부엌으로 들어온 바다가

아내랑 나갔는데

냉큼 돌아오지 않는다

다락문을 열고 먹을 것을

찾다가도

손이 풍덩 바다에 빠진다

 

성산포에서는

한 마리의 소도 빼놓지 않고

바다를 본다

한 마리의 들쥐가

구멍을 빠져나와 다시

구멍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바다를 본다

평생 보고만 사는 내 주제를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나를 더 많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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