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3개월 동안 컴퓨터 수리점을 삼세번이나 들락거렸다.
매번 수리기사는 컴퓨터의 증세를 5초쯤 보고는 본체를 후닥닥 떼어 갔다.
케이블 분리하는 속도가 눈 깜박할 사이였다.
며칠 후 다시 들고 와서 본체와 케이블들을 이었다.
손에 잡히는 대로 뺐다가 다시 손에 잡히는 대로 꽂은 선들은 서로 뒤엉키며 전원에 당도하였다.
어떻게 얽히든 전기만 흐르면 본체가 돌아갔다.
그 분리와 결합의 엉킴을 3번이나 반복했다.
이제 어쩌지 못하게 한 덩어리가 되어 드러누운 저 선들.
컴퓨터 앞에 앉았다가도 문득 저 뒤편의 선들을 생각하면 답답하다.
날 잡고 퍼질러 앉아 하나하나 풀어 가지런히 정렬을 해야 하나.
엉킨 게 저것 하나라면 큰 맘 묵고 해 보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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