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케치

다 그렇다

by 愛야 2013. 7. 5.

 

 

 

 

최근 3개월 동안 컴퓨터 수리점을 삼세번이나 들락거렸다.

매번 수리기사는 컴퓨터의 증세를 5초쯤 보고는 본체를 후닥닥 떼어 갔다.

케이블 분리하는 속도가 눈 깜박할 사이였다.

 

며칠 후 다시 들고 와서 본체와 케이블들을 이었다.

손에 잡히는 대로 뺐다가 다시 손에 잡히는 대로 꽂은 선들은 서로 뒤엉키며 전원에 당도하였다.

어떻게 얽히든 전기만 흐르면 본체가 돌아갔다.

그 분리와 결합의 엉킴을 3번이나 반복했다.

 

이제 어쩌지 못하게 한 덩어리가 되어 드러누운 저 선들.

컴퓨터 앞에 앉았다가도 문득 저 뒤편의 선들을 생각하면 답답하다.

날 잡고 퍼질러 앉아 하나하나 풀어 가지런히 정렬을 해야 하나.

엉킨 게 저것 하나라면 큰 맘 묵고 해 보련만.

 

 

 

 


'스케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대야   (0) 2013.07.23
여름꽃  (0) 2013.07.15
부스러기  (0) 2013.06.24
놀다  (0) 2013.05.15
나만 잘 살자  (0) 2013.05.1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