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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기

겨울 예고

by 愛야 2020. 11. 8.

 

 

아침 8시가 넘자 햇살이 거실로 들어온다.

베란다에서 주방까지 낮고 길게 뻗는다.

동쪽의 높은 건물을 비집고 오늘의 해가 당도했다는 신호다.

나는 햇살이 미치지 않는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 아침햇살의 진군을 본다.

해가 높아질수록 햇살이 조금씩 짧아지다가 거실 가운데로 올 때쯤, 커피가 고파진다.

간혹 커피잔을 들고 그 햇살 속에 발을 쓰윽 담가보기도 한다.

맨발이 창백한 시절이 되었구나, 그렇게  나의 하루가 온다.

 

갑자기 입동이다.

지난 봄꽃과 끈적이던 여름과 미친 태풍이 믿어지지 않는다.

무릇, 끝에 서서 뒤돌아보면 그 긴 세월이 무엇이었나 짧고 허망할 따름이다.

 

 

 

 

 

 

 

첫1회는 손수 클릭해야 음악이 실행됩니다.

그 다음부터 죽 자동실행~.

익스플로러와 크롬의 다른 점이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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