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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詩

류시화

by 愛야 2009. 1. 30.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ㅡ류시화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 겹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세월은 온전하게 주위의 풍경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었다
섭섭하게도 변해 버린 것은
내 주위에 없었다

두리번거리는 모든 것은 그대로였다
사람들은 흘렀고 여전히 나는
그 긴 벤치에 그대로였다

이제 세월이 나에게 묻는다
그럼 너는 무엇이 변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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