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두 녀석이 마흔이 곧이건만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
흔히 노총각, 노처녀들은 명절에 친척들 만나기 무섭다는데 이넘들은 꿋꿋하다.
가족들도 적극적으로 갸들을 닦달하기는커녕 발 벗고 나서지도 않는다.
결혼은 지들이 자발적으로 알아서 할 과제라고 여기는 것이다.
얼마 전 친정아버지, 즉 애들에겐 외할아버지께서 지나가는 말처럼 실쩌기
"요즘은 이혼도 아무따나 잘도 하데? 니도 그럴 각오하고 일딴 결혼부터 하지 그래?"
꽁무니 뺄 뒷문까지 열어 보이시며 너그럽게 말씀하셨다.
이것들이 결혼에 애타하지 않는 요인 중 나도 한몫 보탠 것 같아 대차게 나무라지 못한다.
이모는 가니까 좋았어요? 라고 물으면 답이 없잖아.
질녀는 컴퓨터 회사의 과장이자 시인이다.
월급 50%를 책값으로 낭비하느라 모아둔 돈 한 푼 없다.
우리집의 첫 아기여서 사랑과 보살핌을 폭발적으로 받았는데, 보답을 하지 않고 있다.
동생인 머스마 조카는 치과의사이며 무지 착하다.
단점이라면 덩치가 마이 푸짐하다.
다이어트를 수차례 했지만 요요도 다이어트 횟수만큼 찾아왔기 때문이다.
이것들이 뭐 큰 문제가 있어 저러고 있다기보다, 그저 <철>을 놓쳤을 뿐이다.
자유라이프에 길이 들 대로 들었는데 이제 새삼 결혼이란 굴레 속으로 들어가겠나 말이지.
결혼에 있어서 <철>이란 참으로 중요한 포인트다.
그 시기를 넘어가면 결혼을 한다 해도 상대와 본인, 둘 다 적응의 몸부림이 엄청날 것이다.
감옥으로 스스로 입장한 자신의 발등을 밤새워 찍을지 모른다.
하지만, 부디 지혜로운 간수를 만나기를 빌어 볼 수밖에.
노래 가사를 곰곰 들어보니
야, 이거이 몇 년만 지나면 울아덜도 부를 노래더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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