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엄동설한에 핀다, 홍매화 두 그루.
선조들이 절개의 상징이라 했으니
추위를 버티는 절개는 있는지 몰라도
기다리는 뭉근함은 없나 보다.
찬바람이나 가시면 필 일이지,
1월에 피었다.
사람들이 나무 가까이 가느라
사방팔방의 잔디를 짓밟아대니
저렇게 줄을 쳐 길을 만들어 주고
포토라인이라는 표를 달아 두었다.
터 준 길로만 진격하라고.
매화 꽃송이는 크지 않아 조롱조롱 핀다.
나는 며칠 전부터 꽃을 보았음에도
오늘에사 카메라 들고 가 찍었다.
새침하고 애처롭고 사랑스럽지만
이미 시들고 있었다.
충분히 메마르고 추운 날씨였다.
매실나무 매화꽃도 피고 있었다.
돌아 나오며 보니 납매꽃도 나온다.
오늘 보통 매서운 바람이 아니었다.
매화란 것들
속으로는 일찍 피어남을 후회하고 있을 게다.
그래서 카메라만 갖다대면 들킬까 바르르 깨방정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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