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중 3년이 될 아들녀석은 마르고 빈약하여 아직 어린아이의 인상을 벗지 못하고 있다.
목소리도 또래들 보다 늦게 변성이 되어 요즘에야 겨우 갈라지는 소리를 지르곤 한다.
중 3 짜리 남의 아이들을 보니 제법 사내 꼴을 찾아가는 것 같은데 녀석은 늦되는 모양이다.
그래도 최근에는 농구에 미쳐서 휴일엔 인근 대학 운동장으로 친구들과 농구를 하러 간다.
그래, 자슥아.
밥 타령만 하지 말고 머스마 될 궁리도 좀 하거라.
꽃미남 시대가 열린지는 한참 되었지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지라, 그냥 한 순간 유행으로 지나가겠거니 하였었다.
꽃미남이라는 표현을 꽃미남들은 상당한 찬사로 받아들이는 듯하거니와 최근에는 한 술 더 떠서 '이쁜 남자'라는 말을 칭송인양 남발한다.
그 말 듣는 예쁜 남자는 기분이 좋을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것은 욕이 아니던가.
남자가 어찌 감히 여자의 자태보다 이쁠 거라고 저리 관리를 할 수 있냐는 말이다.
구세대적 취향인지는 모르겠으나, 수염자국 하나 없이 레이저로 밀어 깨끗한 피부와 고운 얼굴선을 가진 이쁜 남자를 보면 우리 아들처럼 아직 덜 된 사내를 보는 듯할 뿐이다.
미성숙의 단계, 혹은 성숙이 멈추어 버린 단계라고 할까.
그렇다고 무례함이나 지저분함이 남자답냐는 식의 흑백 구별이 결코 아님을 못박아 두거니와, 성별에 의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복잡한 세상을 가만히 보면 그러나 남자 아니면 여자로 되어 있다.
지극히 단조롭고 명쾌하다.
한 눈에도 남자는 남자처럼, 여자는 여자처럼 생겨 먹었다.
물론 성 정체성을 재건축한 트랜스 젠더가 있지만 이들은 단지 성을 이동했을 뿐이고 자신들은 어느 한 편의 확고한 성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 역시 남자 아니면 여자이다.
그에 비해 예쁜 남자들은 오히려 성정체성의 모순에 빠져 보인다.
목걸이 귀걸이는 기본적으로 장착, 만화 주인공 같은 헤어스타일, 그러나 그 아래 헬스로 다져진 울퉁불퉁 근육을 함께 공유하려는 아이러니.
곱고 예쁜 얼굴을 지향하면서 왜 한편으론 사내다운 몸을 위해 복근을 만들고 임금을 배 근육에 새기는가.
완전한 여성화는 아니되고 그저 얼굴만 여성스러워 지고 싶은가.
언제든지 돌아갈 고향처럼 남자의 증거물을 차마 버리진 못하겠던가.
예쁜 남자가 마술처럼 근육을 드러내며 자랑스러워 하면( 남성미는 근육으로 풀이될 문제가 분명 아니다. ) 많은 여자가 더 매혹되던가.
앞뒤가 맞을려면,얼 굴은 고운데 몸은 왜 저리 울퉁불퉁이냐고 실망해야 하는데 그런 경우는 당연히 없다.
모순이 상식이 되었다.
나는 그들에게 묻고 싶었다.
반대의 경우를 생각할 때 어떠하냐고.
남자 같은 여자 말이다.
과연 찬사가 되고 사랑이 샘 솟는가.
남자보다 더 남자 같은 여자를 품고 눈 맞추고 속삭이겠는가.
가능하다고?
에고, 역시 나는 구닥다리다.
비썩 마르고 부시시해도 형형한 눈빛과 따뜻한 관용이 있다면 충분히 남성적일 수 있는 법이다.
부드럽다고 남성적이지 않은 것이 아닌 것처럼, 곱다고 하여 다 여성동지들이 자지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들은 정말 모를까.
가지고 있는 본연의 가치, 가장 자연스러운 것, 그것이 진정한 매력이 아닐까.
하지만 제각각인 남의 입맛을 마구잡이로 매도할 순 없으니 시대의 한 흐름으로 인정하되, 머잖아 또 다른 모습으로 당도할 남성, 여성의 모습을 미리 그려보는 것은 어떠한가.
옴마, ㅇㅇ이 이번에 공부 잘 했더라.
그래? 듬직하고 운동도 잘하고 이번에 공부까지 잘했어? 햐..설상가상이다.
그거는 금상첨화라 해야지, 전직 국어샘이 그것도 모르나.
그거는 ㅇㅇ 지 입장이지, 니 입장에서 생각해 봐라.
으하하, 맞다 설상가상이다.
ㅇㅇ이 여학생들 한테 인기있제?
...응...우째 알았노?
자고로 여자들은 멋진 머슴형을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 니는 쓰레기라도 버리고 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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