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ㅡ서정주
복사꽃 피고 복사꽃 지고, 뱀이 눈 뜨고, 초록제비 무처오는 하늬바람 우에 혼령있는 하눌이어.
피가 잘 도라....아무 病도 없으면 가시내야. 슬픈 일 좀 슬픈 일 좀, 있어야겠다.
<아득하면 되리라>
ㅡ박 재 삼
해와 달, 별까지의
거리 말인가
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
자로 재지 못 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
이것들이 다시
냉수사발 안에 떠서
어른어른 비쳐오는
그 이상을 나는 볼 수가 없어라.
그리고 나는 이 냉수를
시방 갈증 때문에
마실 밖에는 다른 작정은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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