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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잡담

by 愛야 2010. 11. 24.

 

 

#1

 

과일이 풍성한 계절이다.

어른이 되고도 한참까지 과일을 즐기지 않았는데 요즘은 과일로 배를 채운다.

사과가 두어 개 남았을 때부터 사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줄곧 사과사과사과 뇐다.

다 먹고 사도 늦지 않건만, 곧 세상의 사과가 모두 사라지기라도 할까 봐 기어이 사 채워둔다.

 

 

 

 

포도를 샀다.

요즘 포도는 냉동저장했다가 나온 것이라 줄기가 많이 말라 있다.

그래서 씻기 위해 손만 대면 알알이 떨어지며 독립만세를 부르기 일쑤다.

차라리 다 떼어 씻었다.

손님이 온다 해도 저런 꼴로 대접할 수는 없다.

어쩔 수 없이 나 혼자 먹을 수밖에.

단점이라면, 송이째 먹을 때는 한 알씩 먹게 되는데 저렇게 먹으니 한꺼번에 두세 알 집어먹는 것.

포도값 더 많이 든다.

 

홍시가 제철이라 값도 싸고 맛있다.

먹는 품새는 썩 양반스럽지 못하다.

숟가락을 동원하지만 종종 손가락도 빨아 줘야 한다.

손님에게 이런 점잖지 못한 과일을 대접할 수는 없다.

으흑, 또 나 혼자 먹어야겠다.

 

#2.

아까 카메라를 사용하였는데 컴퓨러에다 사진 옮기려고 찾으니 보이지 않는다.

빈 케이스만 덜렁 놓여 있다.

주방 안방 심지어 베란다까지 다 찾아다녔는데 온데간데 없다.

휴대폰이라면 전화벨을 울려 추적해 보련만 내 디카는 아직 벨소리가 없다.

집에 있던 사람은 오직 나 혼자이니 범인은 나다.

대체 엇다 둔 게야.

신경질이 나서 에잇 드러누웠…… 베개 밑에 있다!!

도무지 은닉의 그 깊은 뜻이 무언지.

 

#3.

가을 모기가 극성이다.

여름엔 여름이라고 주변 방역을 잘해서 그런지 예년보다 모기가 많지 않았다.

모기약 한 통으로 여름을 났다.

그런데 가을 되자 오히려 모기가 더 늘었다.

창문을 열어 두지도 않건만 밤이면 모기약을 뿌려야 한다.

대체 어디서 기다렸다 들어오시는지.

피를 보는 잔혹사가 겨울까지 이어진다니 수퍼 모기들이 아닐 수 없다.

어젯밤에도 손가락에 두어 방 당했다, ㅉ.

 

#4.

오랜만에 건빵 사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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