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널을 뛰는 계절이 되었다.
나는 이래서 봄이 싫다.
퇴근길에 벌벌 떨어 그런지 뜨거운 것이 먹고 싶었다.
누룽지를 펄펄 끓였다.
그 외는 먹고 싶지 않았다.
참 저렴한 입맛인데 돈이 모이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어제 아침부터 이유도 없이 배탈이 나 누룽지만 몇 끼째다.
꼬소하고 뜨겁고 아무 간도 필요없으니 먹기 편하다.
왜 배가 아픈지... 사촌 오빠한테 논 샀냐고 전화나 해 볼까......까무룩.
잠시 졸았다.
퍼뜩 눈 뜨니 거실에 연기가 자욱했다.
아악, 0.1초만에 주방으로 날아 갔다.
아까 찌개를 다시 끓여 두려고 가스에 올렸었다.
완존히 눌어버렸다.
더구나 밑바닥이 올록볼록 엠보싱 냄비이다.
그리하야 분노의 수세미질이 시작되었다.
이태리 장인 정신으로 엠보싱 한 땀 한 땀 후.벼.팠다.
연기 빼느라 앞 뒤 베란다 활짝 열어 등짝이 시렸다, 무지무지 ㅠㅠ.
야심한 시각에 온 동네 울려 퍼진 숯덩이의 향기.
설사하고, 누룽지 먹은 힘으로 30여 분 박박 빡빡 빡빠바바박 힘썼다.
자고 일어나니 그렇잖아도 션찮은 오른쪽 어깨와 팔이 무겁다.
먹기 위해 산다고 누가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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