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23. 목. 맑음
어제 독감접종을 하였더니 팔이 조금 아프다.
주사 맞은 자리가 빨갛게 부어 딴딴하다.
초겨울 11월쯤에 해야 했지만 그때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미루다가 늦어버렸다.
지금이라도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낫지 않겠나 싶다.
2025. 1. 29. 수. 맑음(설날)
설 주간이다.
아들은 음력으로 새해 일출을 보겠다더니 정작 오늘 아침에 늦잠을 자서 으악 소리치며 일어났다.
들뜬 머리에 야구모자 눌러쓰고 뛰쳐나갔는데 광안리나 이기대 어디쯤으로 갔을 거다.
내가 식사 준비를 하고 있으니 돌아와서 일출 사진들을 보여준다.
고 3이 되던 새해 둘이 같이 일출을 위해 개방된 광안대교에 갔던 이야기를 하며 웃었다.
아들은 늦은 아침을 먹고 오후에 서울로 갔다.
긴 명절 연휴가 끝나는 내일 하루는 뒹굴뒹굴 쉬라고 일찍 가거라 했더니 자신도 그럴 생각이었다네.
이번 설은 장보기를 많이 하지 않아서 냉장고가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지난 추석에 장보기를 확 줄였는데 아무 불편이 없길래 설에도 그랬다.
해가 갈수록 더욱 간단한 명절 장보기가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2025. 2. 12. 수. 흐림
정월 대보름인데 종일 잔뜩 흐려서 달마중은 꽝이다.
심지어 아침에는 비가 왔다.
밤에는 갠 하늘에 달을 볼 수도 있다고 했으나 나는 포기하고 나가지도 않았다.
나는 포기가 쉽다!
2025. 3. 11 화. 맑음
3월이다.
이제는 아무리 추워도 겨울이라 부르지 않는다.
나는 여느 해처럼 끝나는 겨울을 애도하거나 서운해하지 않았다.
세상이 너무나 시끄럽고 혼란스러워, 날씨마저 추우면 더 힘들어지니까 봄이 반갑기까지 하다.
겨울과 봄이 밀고 당기며 서로 힘을 겨루지만 곧 봄의 시간이 온통 다 차지할 게 뻔하다.
2025. 3. 22. 토. 맑음
봄이 왔지만 나는 봄을 위해 아무 할 일이 없다.
농부가 아니니 준비할 농삿일도 없고, 꽃을 기르지 않으니 관리할 화초도 없다.
대신, 소심하게 머그컵을 바꾸어 본다.
그리고 모처럼 수면양말을 벗고 발톱에 색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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