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사와 형용사 구분이 힘든 경우 어떻게 구별하지요?
아 그럴 때는, 현재진행 어미나 청유형 어미 '~하자'를 붙여 보세요.
말이 성립되면 동사이고, 아니면 형용사에요.
오모나, 진짜 그러네요?
하지만 요즘 나타난 표현을 보면 형용사와 동사의 경계가 없고 또 구분방법도 힘들어졌다.
온갖 대중매체들, 특히 지상파와 종편들은 언어의 무경계와 혼돈에 앞장서 마지않는다.
예를 들면, "아름답다"는 분명 형용사이지만 동사의 어미를 붙여 "아름답자"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아름답게 살자, 죽자, 입자, 먹자, 놀자, 사랑하자."를 총망라하는 뜻인가?
좋게 보면, 감성에 호소하는 효과는 더 있어 보인다.
그렇지만 언어의 역할은 그게 다가 아니다.
"아름답자"는 형용사라고 해야 할지 동사로 봐야 할지 모르겠다.
말이 되든 안 되든 일단 만들고는 자체검열 없이 자막, 광고, 방송문구, 마구 남발한다.
빈도만큼 사람을 세뇌시키는 요소도 없으므로, 팔랑귀 우리는 적응되고야 말 것이다.
"아름답자"는 그 중 양호한 축에 들어간다.
심지어 남의 언어인 외국어까지 정체불명으로 줄여 사용하는데는 헛웃음마저 나왔다.
이젠 언어의 성질이나 갈래나 기본이나 활용을 논하는 것이 의미없다.
이럴 거면 국어 교과서에 언어 단원은 왜 있냐고.
유행을 따르고도 싶고, 기본교육을 잃지 않았다는 생색도 필요한 모양이다.
현실어휘의 풍성함도 좋고 언어의 생로병사도 맞다.
다만 무논리 조어(造語)나, 미친 듯한 억지 줄임말 따위를 生이라고 우기지는 말기.
잽싸게 세태에 아부하는, 입만 살아있는 방송국들을 언젠가는 뽀사버리고 싶다.
#2
나도 결국 늙어가나 보다.
울아부지처럼 못마땅한 것이 많아졌다.
행복지수는 포기지수와 비례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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