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17. 월요일
오늘은 아들의 생일이다.
작년에는 부모님 입원과 간병으로 내가 친정에 가 있었기 때문에, 아들에게 약간의 생일 축하금만 보내고 말았다.
올해는 집에서 생일을 보내게 하고 싶은데, 생일인 오늘 휴가를 떠난다고 한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강원도 평창의 리조트를 예약하여 3박 4일로 간다고 했다.
전국이 비에 빠져 산사태며 침수사고로 난리법석인 터라, 운전해서 대관령 넘는 상상만으로도 나는 가슴이 철렁하였다.
예약을 취소했으면 해서 슬쩍 옆구리를 찔러보니, 비 이야기 좀 그만하란다. (나쁜 놈..!)
청개구리 아들 이기는 방법을 모르니 올해도 역시 생일 축하금을 보내며 휴가비에 보태 쓰라고 했다.
아들은 사양했지만, 집에서 생일상 차릴 비용만큼이니 피차 부담 없는 금액이었다.
자식도 부모에게서 서운함을 왜 안 느끼겠나 싶어, 생일과 집에 다녀가는 차비는 기본적으로 꼭 챙겨준다.
울아부지가 나한테 그러셨던 것처럼.
다행히 가는 동안 날씨가 쾌청하고 강원도는 비가 오지 않는다 했다.
2023. 8. 8. 화요일
여름 지나기가 해가 갈수록 점점 힘들어진다.
더위와 높은 습도에 맞서 버티려면 막강한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 힘이 줄어드는 것이다.
7월은 어찌어찌 지나갔는데 8월 한 달이 까마득하다.
올해의 더위로 보아서 늦게까지 덥고 애먹일 듯하다.
심지어 오늘은 무려 立秋다.
뉴스에서 올해는 처서 magic이 없을 것으로 예견한다.
8월 들어서자마자 처서만을 기다리는 나 같은 사람에겐 절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2023. 9. 10. 일요일
아버지 첫 기일이다.
양력으로는 작년 여름의 끝자락 8월 23일이었지만, 음력으로 하니 그렇다.
시간은 참으로 가차 없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한다.
벌써 1년, 노래 제목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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