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날

황동규의 시

by 愛야 2006. 12. 11.

 

 

< 일 기 >

 

 

ㅡ황동규

 

 

              하루종일 눈. 소리없이 전화 끊김. 마음 놓고 혼자 중얼거릴 수 있음.

              길 건너편 집의 낮불, 함박눈 속에 켜 있는 불, 대낮에

              집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불, 가지런히 불타는 처마.

              그 위에 내리다 말고 다시 하늘로 올라가는 눈송이도 있었음.

              누군가 보이지 않는 손이 나비채를 휘두르며 불길을 잡았음.

              불자동차는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달려옴.

              늦저녁에도 눈. 방 세 개의 문 모두 열어놓고 생각에 잠김.

              "혼자 있어도 좋다"를 "행복했다"로 잘못 씀.

 

'그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독한 붕어빵  (0) 2006.12.20
짧은 생각  (0) 2006.12.15
사람구경  (0) 2006.12.06
천국과 지옥  (0) 2006.11.28
웃어도 될까요.  (0) 2006.11.1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