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6. 10.
공원의 보리수 열매를 훑어가는 아저씨만 있는 건 아니다.
밤 9시 전후에 고양이 밥을 주는 아저씨도 있었다.
처음 그분을 보았을 땐 어, 남은 참치라도 주나? 하며 예사로 여겼다.
그런데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장소에서 몇 번을 보게 되었다.
유심히 보니, 작은 스쿠터로 이동하시는데, 스쿠터에는 사료 봉지가 실려 있었다.
그렇다면 작정하고 일정하게 배급한다는 뜻이다.
걸음을 멈추고 보고 있자, 아저씨는 경계하며 "왜요?" 퉁명스럽게 말했다.
내가 허둥지둥, 남자분이 길냥이 밥 주는 걸 처음 봐서, 좋은 일 하십니다, 어저꾸저쩌구 더듬거렸다.
보통 캣맘이라고 불리는 여자들이 주민들 눈치 보며 몰래 주곤 하잖은가.
"하아, 딸애가 하도 성화를 해서...그래서 시작했어요."
아저씨가 누그러지며 웃는다.
우리 동네 16군데 도는데 한 달에 사료값이 50만 원 든단다.
아저씨 오토바이 소리가 나면 길냥이들이 쪼르르 모일 것이다.
우야든동 복 받으이소.
2018. 6. 22.
T.V. 채널 돌리다 문득 발견한, 최근 가장 마음에 드는 타이틀.
"방구석 1열"
영화 관련 프로이다.
멍하니 T.V. 앞에 앉은 내 꼬라지를 들킨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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