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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詩31

황지우 뼈아픈 후회 뼈 아픈 후회 -황지우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 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 할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모든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이동하는 사막 신.. 2007. 11. 23.
이병률의 <인기척> &lt;인기척&gt; -이병률 한 오만 년쯤 걸어 왔다며 내 앞에 우뚝 선 사람이 있다면 어쩔테냐. 그 사람 내 사람이 되어 한 만 년쯤 살자고 조른다면 어쩔테냐. 후닥닥 짐 싸들고 큰 산 밑으로 가 아웅다웅 살테냐. 소리소문 없이 만난 빈 손의 인연으로 실개천 가에 뿌연 쌀뜨물 흘리며 남 몰라.. 2007. 10. 23.
이형기, <낙화> 낙화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 2007. 5. 22.
나희덕, <기억의 자리> 기억의 자리 ㅡ나희덕 어렵게 멀어져간 것들이 다시 돌아올까봐 나는 등을 돌리고 걷는다. 추억의 속도보다는 빨리 걸어야 한다. 이제 보여줄 수 있는 건 뒷모습뿐, 눈부신 것도 등에 쏟아지는 햇살뿐일 것이니 도망치는 동안에만 아름다울 수 있는 길의 어귀마다 여름꽃들이 피어난다, .. 2006.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