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145 가을을 준비함 숨막히는 더위를 용서하는 이유, 폭양을 견디고 폭우를 잊는 이유, 요것들 때문입니다. 대추 아니지만 이파리 사이사이 숨어 밴지름한 윤기 더하고 표주박 같은 몸땡이를 여물리다 못해 석류는 터져버릴 그 날을 꿈꾸며 배배 꼬이고 꼬이다 급기야 꽃송이 같아진 호박덩굴도 담벼락을 향.. 2008. 8. 1. 안 보이지요? 너거도 덥나, 나는 더 덥다. 노숙 고양이로 살아 봤나? 집고양이들은 선택받은 고양이다. 나는 에어컨 선풍기가 뭔지 모린다. 비오고 더운 날은 정말 살기 힘들다. 땅에서는 스팀이 팍팍 오르고 쓰레기 봉투나 음식들도 다 썩어서 배 고픈데 사람들은 우리만 보면 발을 탕탕 구른다. 내 작.. 2008. 7. 23. 낙지 먹고 물 마시고 방송 탄 유명한 낙지볶음집. 깔끔은 하나 허전한 기본 반찬, 이게 다구나. 더구나 김과 부추는 조미료 역할인데 주요리는 낙지볶음, 반찬 따위는 별 필요없다고? 그 말도 맞지러. 빨갛게 바글바글 끓기를 기다려 부추 김가루 넣고 밥에 비벼 먹으니 별 잘 먹었단 생각도 없더만 콧잔등에 땀은 송송하고 .. 2008. 7. 14. 스케치 잠시 쉽니다. 여름 건강히들 보내시길 빕니다. 작년 이맘때 찍은 다알리아입니다. 2008. 6. 29. 어쩌다 한가해서 친구의 노랑색 차를 타고 광안대교 위를 쌩쌩 지납니다. 차가 작아 힘껏 달리면 흔들림을 느낍니다. 그러등가 말등가 바다 위에 떠있는 다리 위를 겁도 없이 달립니다. 바다에 도착합니다. 아직 해변이 한가롭습니다. 찻집 창가로 해변 옆 철길이 보입니다. 드문드문 기차가 지나가곤 합.. 2008. 6. 23. 담배가 뭐길래 또 저 남자가 내 앞에 걸어간다. 마른 몸에 꼬질한 티셔츠 차림이다. 나이는 30대 초반으로 보이지만 40대, 혹은 50에 가까운지도 모른다. 아파트 7,8호 라인 출입구에서 그는 언제나 구부정하게 걸어 나온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는 동네를 배회한다. 처음엔 그가 동네걷기 운동하는 줄 알았다. 어깨를 움.. 2008. 6. 10. 당해도 싼 넘 ........................어느 실연한 총각의 넋두리 물론 부부도 살다 헤어지면 고만인데 연애하다 쫑 나는 거 뭐 대숩니꺼. 가고 싶으면 가라고 큰소리야 뻥뻥 쳤지만도 설마 진짜 가겠나 했지요. 이번에는 진짜 가데요. 허,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옵디더...우찌 지가 그리 쉽게 돌아서삐릴 수가 있는데요? 헤.. 2008. 4. 15. .... 벚꽃나무 아래에서 비 맞았던 차. 떡진 꽃잎을 바람으로 말리며 달린다. 좀 심하게 용감하네... 2008. 4. 8. 춤추는 거리 언젠가부터 선거의 풍경이 달라졌다. 입후보자들과 그 운동요원들은 같은 색 단체복을 만들어 입고 일렬로 서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외치기 시작했다. 거기엔 반드시 신나는 노래가, 노래엔 어느새 안무가 곁들여졌다. 하지만 일에 지친 그들은 사실 무표정했고 입만 겸손하고 상냥했다. 장소는 주로 .. 2008. 4. 6.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