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759 신경숙 신경숙의 <부석사>를 천천히 아껴가며 읽었다. 속독을 배운 아들은 타박을 이만저만 하는게 아니다. 난 최근, 책은 빨리 읽을수록 빨리 잊혀진다는 나름대로의 개똥논리로, 천천히 읽으려 노력한다. 그녀의 글솜씨는 늘 부럽다. 중언부언한 나머지 갈수록 뜻이 모호해져 버리는 나의 .. 2005. 8. 28. 비 온 후 가을하늘 목 화 서 정 주 누님 눈물겨웁습니다. 이 우물 물같이 고이는 푸름 속에 다수굿이 젖어 있는 붉고 흰 목화꽃은 누님 누님이 피우셨지요? 퉁기면 울릴 듯한 가을의 푸르름엔 바윗돌도 모두 바스라져 내리는데.... 저, 마약과 같은 봄을 지어내어 저,무지한 여름을 지어내어 질갱이 풀 거슴길.. 2005. 8. 21. 진정 좋은 것 그동안 시간없음을 핑계삼아 고전음악을 잘 듣지 못 했었다. 몇 번의 이사 끝에 오디오는 망가져 버렸고, 테잎과 CD는 듬성듬성 있어서 고루 갖추지를 못 했다. 옛날의 LP판은 수십 장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지만, 바늘로 돌리는 오디오가 없으니 무용지물인 셈이다.. 아, 정말 LP판을 돌리던.. 2005. 8. 19. 묵은 친구들 매일매일 너무 덥다. 바다물도 8월 15을 이후로 차가워져, 해수욕 인파가 준다는데 무더위는 조금도 물러날 줄 모른다. 그래도 어제는 참으로 행복했다. 오랜만에 크게 웃었다. 30년 묵은 친구들을 만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 동안 각자 인생을 굴곡있게 살아 내느라, 멀리 사는 J를 수 .. 2005. 8. 16. 낚시바늘 옛날 농담을 좋아하던 동료 남자 선생님이 날 보고 낚시 바늘 같다고 한 적이 있었다. 날카롭고 까다로와 보였을까? 미혼 때라 바싹 마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내 성질머리를 간파했기 때문이리라... 며칠 전, 친구를 방문하고 오던 길이었다. 위에서 내려 오는 엘리베이트를 6층에서 탔.. 2005. 8. 12. 아는 것이 병 아는 것이 병이 될 만큼 많이 알지도 못한다. 하지만 그냥 지나치기 싫어 꼭 알려주고 싶은 경우가 있다. 그럴 수도 있지, 하면 그만인 일인데 정의가 불끈 솟은 듯 화가 나는 것이다. 얼마 전, 홈쇼핑을 보고 있었다. 잘 알려진 한 방송인이 (아마 성우일 것) 쇼호스트와 더불어 신나게 침구를 소개하고 있었다. 그 여자 성우는 화려한 언변과 수다,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 등으로 정작 진솔함을 전달하지 못해 보였다. 평소에도 종종 요설이 심하다 하고 느껴지던 사람이었다. 그러다 그만 나는 놀라운 소리를 들어 버렸다 ! "이 침구에 누벼진 무늬를 좀 보세요.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이런 전통문양을 아름답게 생활 속에 표현해 왔잖아요? 세종대왕께서 문 창살에서 한글을 본뜨신 것처럼요." 세상에나 ! 돌아가신 세종.. 2005. 8. 9. 잇몸 수술 작년에 받은 잇몸치료가 소용없는지 최근 다시 어금니가 시큰거리며 힘이 주어지질 않았다. 욱이 pk 실습의 마루타도 되어 줄겸 오른, 왼쪽 어금니 다 했건만... 돈 안 드는 공짜치료라 약발이 없었나? ㅎㅎㅎ 어제 전문의에게서 치료수술을 받았다. 왼쪽 위 어금니의 잇몸을 약간 절개해.. 2005. 7. 29. 더위 더위를 무지 타는 나. 여름 한철 잠깐 죽었다가 깨면 좋겠다. 겨울잠이라는게 있듯이 말이다. 긴 장마가 끝나고 나니 그동안 밀린 몫까지 훅훅 더 덥다. 어젠 왜 그리 시간에 비해 능률이 안 오르던지, 집에 돌아온 시간이 9시 넘어 있었다. 아들은 나를 보자마자 "엄마, 스파게티 해 줘" 한.. 2005. 7. 20. 아들의 생일 7월 17일. 오늘은 제헌절이다. 아들의 생일이기도 하다. 아들 생일을 위해 나라에서 전국적으로 국기도 달고 하루 쉬게도 해 준다. 이 모친은 정말 절묘한 타이밍으로 아들을 탄생시켰건만 쉐끼...그래도 별 고마와 하는 기색도 없다. 아이를 낳고 입원해 있던 3박 4일동안 참 행복했다. 사랑이니, 행복이니, 이런 감정에 대해 다소 냉소적인 나지만, 그때만큼은 달리 표현할 말이 없었다. 존재를 알리느라 목청 높혀 울어대는 신생아 아들을 품에 안은 순간부터, 온 마음이 꽉 찬 듯한, 남 못한 일을 오직 나만 해 낸 듯한 충일함이 있었다. ....라고 아들에게 고백했더니 "음, 그때 행복했고 그 이후로는 내가 미웠다는 거지?"한다. 저도 요즘 밉상 떨었다는 것을 아는 모양이다. 2.75kg의 아들은 병치레하느라.. 2005. 7. 17. 이전 1 ··· 81 82 83 84 8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