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날404

낚시바늘 옛날 농담을 좋아하던 동료 남자 선생님이 날 보고 낚시 바늘 같다고 한 적이 있었다. 날카롭고 까다로와 보였을까? 미혼 때라 바싹 마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내 성질머리를 간파했기 때문이리라... 며칠 전, 친구를 방문하고 오던 길이었다. 위에서 내려 오는 엘리베이트를 6층에서 탔.. 2005. 8. 12.
아는 것이 병 아는 것이 병이 될 만큼 많이 알지도 못한다. 하지만 그냥 지나치기 싫어 꼭 알려주고 싶은 경우가 있다. 그럴 수도 있지, 하면 그만인 일인데 정의가 불끈 솟은 듯 화가 나는 것이다. 얼마 전, 홈쇼핑을 보고 있었다. 잘 알려진 한 방송인이 (아마 성우일 것) 쇼호스트와 더불어 신나게 침구를 소개하고 있었다. 그 여자 성우는 화려한 언변과 수다,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 등으로 정작 진솔함을 전달하지 못해 보였다. 평소에도 종종 요설이 심하다 하고 느껴지던 사람이었다. 그러다 그만 나는 놀라운 소리를 들어 버렸다 ! "이 침구에 누벼진 무늬를 좀 보세요.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이런 전통문양을 아름답게 생활 속에 표현해 왔잖아요? 세종대왕께서 문 창살에서 한글을 본뜨신 것처럼요." 세상에나 ! 돌아가신 세종.. 2005. 8. 9.
잇몸 수술 작년에 받은 잇몸치료가 소용없는지 최근 다시 어금니가 시큰거리며 힘이 주어지질 않았다. 욱이 pk 실습의 마루타도 되어 줄겸 오른, 왼쪽 어금니 다 했건만... 돈 안 드는 공짜치료라 약발이 없었나? ㅎㅎㅎ 어제 전문의에게서 치료수술을 받았다. 왼쪽 위 어금니의 잇몸을 약간 절개해.. 2005. 7. 29.
더위 더위를 무지 타는 나. 여름 한철 잠깐 죽었다가 깨면 좋겠다. 겨울잠이라는게 있듯이 말이다. 긴 장마가 끝나고 나니 그동안 밀린 몫까지 훅훅 더 덥다. 어젠 왜 그리 시간에 비해 능률이 안 오르던지, 집에 돌아온 시간이 9시 넘어 있었다. 아들은 나를 보자마자 "엄마, 스파게티 해 줘" 한.. 2005. 7. 20.
아들의 생일 7월 17일. 오늘은 제헌절이다. 아들의 생일이기도 하다. 아들 생일을 위해 나라에서 전국적으로 국기도 달고 하루 쉬게도 해 준다. 이 모친은 정말 절묘한 타이밍으로 아들을 탄생시켰건만 쉐끼...그래도 별 고마와 하는 기색도 없다. 아이를 낳고 입원해 있던 3박 4일동안 참 행복했다. 사랑이니, 행복이니, 이런 감정에 대해 다소 냉소적인 나지만, 그때만큼은 달리 표현할 말이 없었다. 존재를 알리느라 목청 높혀 울어대는 신생아 아들을 품에 안은 순간부터, 온 마음이 꽉 찬 듯한, 남 못한 일을 오직 나만 해 낸 듯한 충일함이 있었다. ....라고 아들에게 고백했더니 "음, 그때 행복했고 그 이후로는 내가 미웠다는 거지?"한다. 저도 요즘 밉상 떨었다는 것을 아는 모양이다. 2.75kg의 아들은 병치레하느라.. 2005. 7. 17.
새벽에 금요일 저녁만 되면 나는 야행성 인간으로 직행한다. 내일 아침 일이 없다는 해방감때문이다. 그리하여 지금이 몇시냐 ㅡ새벽 3시에 이르렀건만 아들이 잠든 틈을 노려 컴터를 부팅한다. 나의 블로그가 검색이 안 되어 용임이한테 메일로 묻기까지 했는데, 자정이 넘어가면서 검색창에 떴다. 난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저 혼자 나타났다. 검색되기까지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 모양인가? 나로선 알 수 없는 인터넷의 세상이다. 유전적 야행성인 나는, 학생일 때나 선생일 때나 방학하는 바로 그날부터 밤낮을 바꾸곤 했다. 당연히 해가 똥구멍까지 떠 오른 때 (엄마의 표현) 기상을 하니, 참 하루해가 짧았었다. 그랬던 내가,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일 한 지 10여년이다. 책무감이란 이토록 가차없고 잔인한 것이다. 금요일 밤부터 야.. 2005. 7. 16.
컴맹 블로그를 만든 후 아들에게 의기양양 자랑한다. '내 블로그에 들러라' 블로그 이름을 검색하니 안 뜬다. 별명을 검색해도 안 뜬다... 내가 로긴해서 내 블로그로 들어가면 당연히 자알 들어가지고 엄연히 존재하는데 왜 외부에서 남이 들어오려고 검색하면 그런 블로그 검색결과 없다고 .. 2005. 7. 15.
다시 적는 일기 <블로그 만들기> 언젠가부터 같은 푸념을 반복하는 나를 발견한 후 일기쓰기를 그만두었다. 강산이 달라지는 사이, 나의 세월은 흔적없이 사라졌다. 그마나 적어 두지 않으면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시간이 다가오는 만큼 뒤로 밀려 사라지는 시간이 갈수록 늘 테.. 2005.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