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759 겨울 콜링 ※ 혹시 "이 동영상은 볼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유튜브 화면에 뜨면, 컴퓨터 왼쪽위에서 새로고침 하거나 ← (이전 페이지)을 클릭했다가 다시 돌아오면 로딩되옵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고, 아마 로딩을 위한 준비체조가 필요한 듯. 내 마음에는 겨울 콜링으로 들린다. 도입에서 오 달링을 높은 톤으로 일단 외치고 보는 연역적 가사. 찌질하지만 간절한 가사와 가수의 음색은 더할 수 없이 잘 맞아떨어진다. 어떻게 이 노래를 귀여운 봄, 다이내믹 여름, 알록달록 가을에 부를 것인가. 외롭고 삭막해서 추억밖에 꺼낼 게 없는 겨울이 딱이지. 그런데, 어느 날 그 가수를 T.V에서 본 나는 뜨악!!! 했다. 군더더기 없고 순정한 목소리를 먼저 들은 탓일까, 가수는 예상 못했던 oily한 모습이었다.(죄송함다) 외모가.. 2022. 10. 27. 아버지, 가을입니다 아버지. 어느새 아침저녁으로 쌀쌀합니다. 결코 끝날 것 같지 않던 그 여름으로부터 우리 모두 흘렀습니다. 엄마는 잘 지내십니다. 아버지는 당신 아니면 큰일날 듯 엄마를 유리잔처럼 보살폈지만, 정작 엄마는 새 환경에 적응을 잘 하십니다. 저희 자식들 중 어느 한 명도 엄마를 계속 집에서 모시지 못 해 마음 아프고 송구할 뿐이지요. 지난 30년 동안 가장 적임자였던 저도 이제는 건강이 여의치 않음을 용서해 주세요. 그저께 10월 10일은 49재 날이라 길상사에 다녀왔습니다. 아버지 자주 다니시던 등산로 초입의 그 길상사 맞습니다. 49재를 올리는 대웅전 앞뜰은 오후 햇살 반짝이는 가을이었습니다. 좋은 곳으로 가시라는 독경이 카랑카랑한데, 그렇지요, 아버지 안 계시건만 세상은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세.. 2022. 10. 12. 문 닫기 daum은 블로그 페이지를 열 때마다 등을 떠밉니다. 이전... 참 생각만으로도 힘에 부칩니다. 아마 이 글이 daum 블로그에서의 마지막 포스팅이 되겠군요. 여름이 늘 힘든 사람입니다. 올여름도 예외는 아니어서, 참으로 많은 일을 지나고 나니 몸져 눕지도 않았건만 몸이 눈치를 채네요. 대상포진이 슬며시 재발을 했어요. 딱 2년 전 앓았는데 말이지요. 의사 말로는 100명 중 1명 정도 재발을 한다는데, 제가 그 어려운 걸 해내는 사람입니다, 흠흠. 정신 차려보니 어느새 9월 30일 마지노선이 며칠 안 남았네요. 블로그 친구들이 거의 떠나셨는지 새 글도 올라오지 않는군요. 저는 티스토리로 간 친구들 글을 읽을 수는 읽지만 아직 댓글 달 자격이 없으니 소통이 안 됩니다. 조금 쓸쓸해요. 휑한 철거동네에 혼.. 2022. 9. 24. 茶 한 잔 우려내는 잡념 아침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커피를 마시지만, 저녁식사 후엔 되도록 커피 아닌 茶를 마시려고 한다. 일찍 어두워지는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나도 덩달아 저녁밥을 일찍 먹었다. 시각에 따르지 않고, 날이 어두워지면 밤이고 환하면 낮인 원시인처럼. 밤 9시쯤 되니 이른 저녁밥으로 더부룩하던 속이 꺼지고 그 자리에 빈 공간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저녁밥 이후로는 뭘 먹는 습관이 아닌지라 고작 茶를 한 잔 마실 뿐이다. 茶가 우려지는 동안 멍하게 찻잔을 바라본다. 아 맛있는 색깔이다, 혹은 내 집은 언제나 조용하구나, 고작 이런 따위의 상념. 생각해 보면 평생을 고독한 사람인데, 새삼스러운 자각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아들이 보내준 MBTI 유형을 해 보니, 나는 '용감한 수호자'였다. 다소 애매했던 답변을 과.. 2022. 6. 30. 부스러記 24, 무기의 여름 2022. 4. 15. 금 작년 10월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6개월이 지났다. 오늘 추가접종으로 화이자를 맞고 30분 병원에서 대기하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어릴 때 학교에서 맞았던 무셔븐 예방주사처럼 주사 맞은 자리만 뻐근할 뿐 열도 없다. 타이레놀은 한 알도 소비되지 않았다. 참으로 다행이다. 이로써 추가접종은 끝이다. 개인위생에 신경쓸 뿐, 더 이상 접종은 하지 않을 작정이다. 2022. 4. 26. 화 봄이 오고, 봄이 간다. 목련이 피고, 목련이 졌다. 벚꽃이 피고, 벚꽃이 졌다. 꽃을 보러 가지 않는다. 꽃을 찍지도 않는다. 봄 그 뒤 여름에 여름꽃이 올 테고, 가을에 가을꽃이 아름다울 테지. 그때 보겠다. 2022. 5. 25. 수 낮에 창문과 현관문을 열어두고 집안 짐 정리를 하.. 2022. 6. 15. 부스러記 23, 숙제였을까 2022. 3. 23. 수 어제 저녁, 아버지의 전화가 왔다. 주말에는 비가 온다 하더라, 내일 다녀가거라. 네, 그럴게요. 그때부터였다, 멈추지 않고 눈물이 흐른 것은. 무어 그리 슬픈가. 이유를 되짚어간다면 그 시작을 모르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소리까지 꺽꺽 내어 울 게 뭔가. 일찍 자야 하는데 잠은 들지 않고 울음만 들었다. 엄마 방에 들어서자, 늘 그렇듯 아버지는 코를 골고 엄마는 가만히 눈을 뜨고 누워 계셨다. 마스크 쓰고 눈만 빼꼼 내놓으니 엄마 흐린 눈에는 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인 듯하다. 누고? 엄마, 막내 왔어. 지난번보다도 더 말라서, 뼈대의 구조를 증명하는 엄마의 몸. 내 눈물이 마스크 안쪽으로 타고 내림은 얼마나 다행이던가. 내 기척에 깨신 아버지와 몇 마디 나누면서도 주책스럽게 눈.. 2022. 4. 30. 'Don't Let Me Be Misunderstood' --NINA SIMONE 가장 최근에 자주 들은 곡. 짙은 여가수의 음색이 지문처럼 흑인의 영혼을 팍팍 풍긴다. 넷플릭스에서 'NOBODY'를 보았는데, 드라마 속에서 지나간 팝송들이 종종 나온다. 나는 달보다 달 가리키는 손가락 주시하는 손가락派라는 거! 드라마 내용은 돌아서면 생각도 안 나지만, 바로 유튜브에서 음악을 찾아낸다는. 간밤의 비바람이 그치고 햇살과 구름이 희다. 멍하니 바라보는 이 찰나적 평온. 2022. 4. 29. 부스러記 22, 새로울 것 하나 없어도 2022. 1. 1. 토 한쪽 눈 깜빡하는 사이 한 해가 지나가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마침 토요일이라 아들이 오후에 내려왔다. 며칠 후 내 생일이어서 겸사 그러는 모양인데, 좀 있다 설에 오라고 했으나 본인 뜻대로 기어이 왔다. 저녁에는 나가서 고기를 구워 먹었다. 나는 외식 싫으니 집밥 먹자고 했지만, 그것도 아들은 본인 뜻대로 했다. 아이에게 이기지 못한 지 오래되었다. 2022. 1. 19. 수 그동안 단발 상고머리 스타일로 지내다가 오늘 짧게 커트를 하였다. 이 추위에, 덮었던 순모(純毛)마저 걷어내니 머리 부분이 졸지에 너무 썰렁하다. 머리카락을 짧게 한 이유는 염색을 그만두었기 때문이다. 3개월 전의 염색이 내 인생 마지막 염색이 되었다. 염색 된 머리카락을 빨리 빼내는 방법은 짧게.. 2022. 4. 27. 다시 그녀 이른 아침 담배를 피우고 있는 그녀를 다시 보았다. 옆집 아저씨가 119에 실려 가던 아침이었다. 두런거리는 여러 사람의 소리, 힘이 이쪽저쪽 쏠리는 듯한 불규칙한 발소리가 계단을 우르르 내려갔다. 깨어 있던, 아니 밤새 잠들지 못했던 나는 베란다로 나가 밖을 내다보았다. 놀랍게도 사이렌 소리도 없이 119 구급차가 도착해 있고, 팬티만 입은 옆집 아저씨가 들것에 대자로 누워 있었다. 옆집 아저씨가 그렇게 키가 컸는지 아래를 내려다보며 처음 알았다. 구급차는 뒤따라 나온 옆집 큰아들을 보호자로 태우고 조용히 떠났다. 왜 쓰러졌는지, 아저씨가 무사한지, 그 뒤의 내용은 내가 알 수 없었다. 유일하게 안면 있는 40대 큰아들에게 구급차에 실려가는 댁의 아버지를 목격했는데 죽지 않고 살아 계시냐고 묻기엔 나는.. 2022. 2. 18. 이전 1 2 3 4 5 6 7 ··· 85 다음